안방 TV가 빛나는 밤에 (연이말2)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이 곳은 무조건적으로 연예인을 비난하는 곳이 아닌 올바른 비판을 지향하는 카페입니다. |
전경린, '엄마의 집' 중에서
이십 대란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론 아무리 휘저어도 손에 잡히는 게 없다. 몸이 붕붕 떠오르는 무중력 속에서 우리에게 허용된 것은 오직 배움이고 계획이고 허구이고, 꿈이고 대기 뿐이다. (208쪽)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중에서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망이 더 클지도 모른다. (106쪽)
"남자나 여자나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비슷할 것 같아. 연애란 게 결국엔 이 거친 세상에서 마음 붙일 데를 찾는 거 아니겠어? 체온을 나누고 싶고, 기대고 싶고, 소통하고 싶고." (110쪽)
어떤 순간,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섭도록 이기적일 뿐더러 자기가 이기적이라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한다. (215쪽)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한 건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227쪽)
홍상화, '우리 집 여인들' 중에서
창작의 순간적인 희열을 맛 본 이상, 인생에서 그 어느 것도 가치 있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어느 것에도 마음을 줄 수가 없었다. 저주받은 창작의 인생이고 비록 무지개를 잡으려는 무모함일지 모르나 그것에는 한 가닥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것에는 무의미함과 무용함과 허무함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170쪽)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도 아니고 나 자신이 택한 문학의 길인데 탐욕이 없었다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문학의 길은 험하디 험한 가시밭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문학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문학의 길은 극심한 고통과 고독, 분노, 절망, 회의로 이루어진 것도 알고 있었다. 그 길을 상처투성이가 되어 넘는 자에게만 그 대가로 박수가 쏟아지는 것이다. (199쪽)
2007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품집 중에서
삶이란 팽팽하게 조여진 줄이 하나씩 끊어져 나가는 것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 류진, '칼'
접속사나 쓸데없이 붙은 부사를 삭제하면 글의 속도는 붙겠지만 글의 울림이나 생각이 머물 수 있는 틈새 같은 것은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 배명희, '와인의 눈물'
때로 세상의 무수한 속된 말들 중에 어떤 한 마디가 내게만 보내는 신의 전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대체로 그것은 착각일 것이다. 내 마음이 순간 가 닿아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아무렇게 만드는 거짓들. 우연들은 그렇게 착각 속에서 운명이 되어 누군가의 인생을 뒤흔든다.
- 오윤주, '마술극장'
에쿠니 가오리,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중에서
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125쪽)
J.D.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중에서
정말로 내가 감동하는 책은 다 읽고 나면 그 작가가 친한 친구여서 전화를 걸고 싶을 때 언제나 걸 수 있으면 오죽이나 좋을까 하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32쪽)
공지영&지승호, '괜찮다, 다 괜찮다' 중에서
스스로 행복할 때에만 눈이 제대로 뜨이는 것 같아요. 다급하고 외로워서 혼자 불행할 때 '누군가 있으면 행복해지겠다'고 생각하면 사람을 보는 눈이 확실히 없어지는 것 같아요. (190쪽)
공선옥, '유랑 가족' 중에서
"눈이란 것은 앞만 잘 봐도 제 할 일은 다 한 것이다. 거기다 눈물을 달면 앞이 안 보여. 앞이 안 보이면, 길 떠나는 데 애를 먹게 되는 거라구." (207쪽)
한창훈, '청춘가를 불러요' 중에서
웃음이란 또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울어 봐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는 것을 깨달은 자의 얼굴이기도 하니까. (134쪽)
뒤통수 머리카락은 조금 전 헤어진 베개를 못 잊어 몸을 뒤틀고 있었다. (234쪽)
한창훈, '홍합' 중에서
아름다운 것은 스스로 서 있는 자리에서 가능할 것이었다. 돌아볼 것도 없고 쫓아갈 것도 없었다. 언제나 눈 앞에 있었다.
(285쪽)
노희경,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중에서
드라마국에 와서 내가 또 하나 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얘기는 드라마는 인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라마와 인생은 확실한 차이점을 보인다. 현실과 달리 드라마 속에서 갈등을 만나면 감독은 신이 난다. 드라마의 갈등은 늘 준비된 화해의 결말이 있는 법이니까. 갈등만 만들 수 있다면 싸워도 두려울 게 없다. 그러나 인생에선 준비된 화해의 결말은 커녕 새로운 갈등만이 난무할 뿐이다. (104쪽)
황경신, '그림 같은 세상' 중에서
봄의 속성은 또한 '가벼움'이다. 꽃가루처럼 가볍고 고양이의 걸음처럼 가볍고, 짝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보여주는 사소한 관심만큼 가볍다.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흔적도 없이 달아난다. 하지만 어쩌랴. 사방에 꽃가루가 날리고 그것은 끊임없이 재채기를 터뜨리게 하며 비정상적인 과민반응에 빠진 육체는 작은 기쁨과 슬픔에 의해 깊은 절망과 희망 사이를 방황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과 사랑에 빠져 간절한 심정으로 두 손을 내미는데,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17쪽)
사랑은 변하고, 환상은 깨어지고, 비밀은 폭로된다. 그것이 인생의 세 가지 절망이다. (126쪽)
장은진,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중에서
종류의 다양성이란 결국 무시하지 않음을 가장한 욕망의 부추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26쪽)
진정한 외로움은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 둘이 있어서 외로운 것이다. (62쪽)
편지는 꼭 연필로 쓴다. 볼펜은 잘못을 지울 수 없다는 이유로 나를 불안하게 한다. 연필은 실수를 해도 늘 용서한다. 그것도 아주 깨끗하게. (106쪽)
황석영, '개밥바라기별' 작가의 말 중에서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 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나이 먹을수록 지난 시간을 공유한 가족이나 친구들하고 과거를 더듬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같이 겪은 일에 대한 기억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에 놀라면서 기억이라는 것도 결국은 각자의 상상력일 따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중에서
자기계발서도 그렇다. 예전에는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 궁금해서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누가 들어도 맞는 말로 가득하지만 결국 자기를 계발한다는 건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니까. (169쪽)
이현수, '신기생뎐' 중에서
붙잡을 수 없는 사람을 오래 마음에 두다 보면 아득해지는 순간이 있어. 그 땐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네. 내가 본 것이 과연 본 게 맞는지. 가슴에 간직한 풍경이, 그 풍경 속에 실제로 내가 있었던 것인지 모든 게 의심쩍고 뒤죽박죽 엉망일 때가 있어. 그럴 적엔 그녀를 향한 내 사랑도 의심을 하게 되네. 과연 내가 그녀를 사랑하기는 한 걸까. (163쪽)
신파를 의심하지 않을 때, 다량의 청승과 통속, 눈치 보지 않고 끝까지 밀어 붙이는 촌스러움조차 순수하게 흡수할 때 신파가 갖는 역량은 무한대로 커지고 파장은 극대화 된다. (205쪽)
공선옥,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중에서
모든 좋은 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우리의 사랑이, 우리의 행복이, 우리의 청춘이, 우리의 인생이, 우리 인생의 모든 환한 것들이 영원히 지속된다면 이 세상에 슬픔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어떤 것도 지속될 수 없으므로, 슬픔은 생겨나는 것이다. (248쪽)
유춘강, '란제리 클럽' 중에서
갑작스럽게 느끼는 이런 증상들은 어쩌면 내 인생이 궤도 이탈을 하고 있다는 징조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생애 처음으로 달콤하다. (207쪽)
노희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중에서
서로의 눈빛 사이로 시린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두 여인이 함께 보낸 그 긴 세월의 길목에 켜켜이 쌓인 아픔이 차차 물거품처럼 스러지고 있었다. (287쪽)
죽는다는 것, 그건 못 보는 것이다. 보고 싶어도 평생 못 보는 것. 만지고 싶은데 못 만지는 것. 평생 보지도 만지지도 못하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라는 이름의 지독한 이별인 것이다. (296쪽)
서유미, '쿨하게 한 걸음' 중에서
나는 도전하고자 하는 무엇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루 하루 시간을 때우듯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간극을 좁히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바로 내가 바라는 삶이었다. (252쪽)
전아리, '직녀의 일기장' 중에서
타인의 죽음이 허무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우리더러 삶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며 살라는 세상의 암시가 아닐까. '끝은 이렇게 간단하고 순식간이야. 그런데도 너 계속 그렇게 미적거리며 우울하게 살래?'라는 투로 말이다. (118쪽)
이명인, '낙타' 중에서
"때때로 사랑은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여진 선물 꾸러미처럼 보기만 할 때 행복한 게 있어. 나도 너도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인 선물 꾸러미처럼 있자. 그 속에 들어 있을 물건이, 치수가 맞지 않는 옷이나 원하지 않는 것임을 확인하고 실망하지 말자." (261쪽)
둘이 뭉쳐 하나의 마침표가 된 듯 두 사람의 자세는 단정했다. (284쪽)
공선옥, '영란' 중에서
나는 사실은, 어차피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은 집이에요, 라고 말하려 했으나, 그처럼 일목요연한 말들을 발화하는 걸 내 목구멍에 걸려 있는 체기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무렇게나, 배 속에서부터 시작해서 목구멍을 지나야 하는 의미 있는 말 대신, 혀 끝만 움직여도 되는 말들을 바람처럼 허공에 날렸다. (10쪽)
전혜성, '마요네즈' 중에서
선택적으로, 나쁜 기억만을 솎아내는 생각의 호미질. (124쪽)
임철우, '이별하는 골짜기' 중에서
온통 흑색 뿐인 대지와 집과 인간의 모습이 어딘지 꺼림칙하고 두려워진다. 그 검은 세계와 인간 군상이 드러내는 가난, 비루함, 분노, 절망, 무기력의 흔적 앞에서 청년은 부당하게도 압도 당하는 느낌이다.
그것은 그가 지금껏 모르고 살아온 세상, 때문에 왠지 두렵고 기이하고 거북해지는 또 하나의 현실이다. (35쪽)
송정림, '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중에서
다시 잔치는 끝나고 나는 또 홀로 남았다. 하지만 어찌 알겠는가. 눈 앞에 9회말 2아웃의 대역전극이 기다리고 있는지. 스포츠도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승부는 끝에 가봐야 아는 거다. 후회, 실망, 질투... 이런 거, 우리 마음에 숙박시켜서 좋을 거 하나 없다.
생기발랄한 낙관! 그거 하나만 있으면 두려울 거 하나 없다. 그러니 나난처럼 이렇게 독백해볼 일이다. 그럼 어때? 몇 년 후에는 뭔가 이뤄지겠지. 아님 말고! 파이팅! 파이팅! (영화, '싱글즈' 부분. 346쪽)
최상희, '그냥, 컬링' 중에서
익숙하다는 게 시작이 늘 두려운 아이에게는 최소한 에어백 정도의 위안은 되니까. (88쪽)
구병모, '위저드 베이커리' 중에서
상처는 새로 돋는 살의 전제 조건. (157쪽)
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안밤에도 올려봐요.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장이나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으면 노트에 적어두는데 그동안 써놓았던 구절들과 책 표지 모아서 한 번에 정리해봤어요. 처음에 올렸을 땐 사진들이 다 엑박이어서 수정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자꾸 오류가 생겨서 처음에 올린 글 지우고 새로 썼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처음에 댓글 달아주셨던 분 죄송해요!ㅠ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았던 구절들이라 공감이 안 되실지도 모르겠어요.......ㅠ_ㅠ
그래도 이건 제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료니까
혹시나 스크랩 하실거면 꼭! 댓글 달고 해주세요ㅠㅠ 제발 부탁드릴게요.